한상균 쌍용자동차 금속노조 전 지부장 인터뷰

2012-09-13     이상지 기자

 

2009년 77일간의 쌍용자동차 파업을 이끌어가고,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사회의 권력과 맞서 싸운 이가 있다. 테러리스트라고 불리우며 죄명을 썼지만 그는 ‘노동전사’였다. 3년간 감옥에서 쌍용차의 모든 노동자들을 위한 일념 하나로 지내왔다. 뜨거운 햇볕 속 대한문 분향소에서 쌍용자동차의 금속노조 한상균 전 지부장을 만나봤다●

Q. 교도소에서 출소하기 전과 현재 느낌이 어떤가?
A. 사실 아직도 멍하다. 출소 후 약 20일동안 사회에 적응하고 있는 과정중이다. 지난 3년동안 교도소에서 지내면서 나는 이 사회가 ‘한상균’이라는 한 개인을 가둔 것이라고 보지 않았다. 나 뿐만 아니라 모든 노동자들을 가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외로움이나 심신의 피로를 느낄 겨를이 없었다. 감옥에 있느라 바로 전달은 못 받았지만, 동지들의 사망 소식을 들었을 때 빈소조차 찾아갈 수 없는 현실에 상실감과 자괴감을 많이 느꼈다.
출소 이후에는 지부에서 휴식기간을 줬지만 마음이 편치 않았다. 현재는 공식적인 일정과 더불어 쌍용차 동료들을 만나며 소통하고 있다. 그 중 4~50통의 이력서를 내도 한곳도 연락이 오지 않아 막노동을 하고있다는 동지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슴이 미어졌다. 현실은 3년 전과 마찬가지로 노동자들의 위치가 벼랑 끝에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Q. 한 전 지부장이 출소하는 시기에 맞게 공지영 작가의 『의자놀이』가 출판됐다. 이로 인해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을 실감하나?
A. 작가 한 명의 힘이 위대하다는 걸 느꼈다. 정치권에서 들으면 서운할지도 모르지만 정당보다도 책의 위력이 더 크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다. 또한 나의 출소일정에 맞게 책이 출판된 것은 의도하지 않은 우연이었다. 의자놀이는 단결과 투쟁으로만 일상화됐던 노동자들의 좌절된 삶을 실질적인 사회적 연대로의 견인자 역할을 해준 책이다. 또 그런 의미에서 공 작가가 소중한 재능기부를 해줬고 노동자들의 진솔한 마음들을 꾸밈없이 표현해줘서 당사자 입장에서 봤을 때도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다.

A. 연달아 발생하고 있는 노사 간의 문제, 그 최전선에 쌍용차가 있다. 사실 쌍용차는 노사 간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자와 공권력 사이의 문제다. 사실 이 사업장은 정부가 노동자 진압의 시범케이스로 삼은 사업장이다. 그 이후로 정권과 자본가들이 자신감이 붙어서 거침없이 노동자들을 때려잡는 짓을 서슴치 않고 시행했다. 다른 노동자 문제들도 모습은 약간 다르지만, 본질적으로는 같다.